읽고 보고 들은 것

체게바라 평전

독립운동 2009. 8. 17. 09:50
별이 달린 베레모를 쓰고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랐으며 어딘가를 응시하는 눈이 조금은 슬퍼 보이는 체게바라의 사진 또는 판화그림으로 한 두번 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T-셔츠나 하다못해 맥주 상표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니까.

내가 청년시절엔 나도 꽤나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그때만 해도 조선일보를 보고 있었고 그 논조에 심히 공감하던 시기였으며, 시위하는 사람들은 모두 곱지 않게 보였으니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고 점점 생각이 많아지면서 어리석은 것을 깨달았다.
보여지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참 늦게 알았었다.

체게바라라면 게릴라라는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게릴라라면 비정규군, 사회교란 뭐 이런 것들이 떠올랐었고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와 맞물려서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알아보는 것 조차 죄를 짓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져 들었었다.

사실 휴가 가기전에 빌려서 휴가 기간동안 읽으려고 했으나 휴관일을 잘못 알았던 덕분에 읽지 못했었다. 책의 크기는 작으나 두꺼워 꼬박 1주일이 걸려서 읽었다.

두꺼운 붉은 색의 표지는 제목도 모두 지워져있었고 몇장은 떨어져 투명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으며 책갈피 끈은 닳아서 제 구실을 잘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크기는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도 딱 알맞았다.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의 중산층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어릴적 앓아서 평생 천식을 달고 살았다. 천식을 앓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활동적은 삶을 살았는데, 청년시절에 여러가지 운동에 심취했었고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포데로사 2라는 고물 오토바이를 타고 중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는데 이 여행이 그가 라틴 아메리카 사회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된다. 제국주의나라와 자본에 억압받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민중을 보면서 그는 사회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생각을 결국 행동으로 옮기게 되고 쿠마의 혁명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역이 된다.

쿠바의 국가기반을 다져가던중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전선으로 향한다. 콩고의 혁명을 지원하고 다시 볼리비아에서 혁명을 진행하던중 사로잡혀 사형을 당한다. 39년 동안 살았지만 누구와도 견주어도 지지않을 굵은 자취를 남겼다.

그는 사회주의자 또는 공산주의자라기 보다는 이상주의자였다. 그가 원한 인간형은 결코 모든 이가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크게 대립하였던 시절이 불과 얼마전까지 지속되었으나 이젠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는 이제 저물어 가는 형편에 있다. 이론으로만 따지자면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주의가 더 좋아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모든 것은 물질적인 안정이 이루어져야만 유효하리라 생각한다.

현재는 민주주의가 승리의 자라에 있지만 민주주의가 인류에게 가장적합한 제도인지는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는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물줄기에서 다른 사회제도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자유로운 영혼과 실천하는 모습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