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여행] 여름휴가로 울릉도에 다녀왔습니다.

독립운동 2009. 8. 10. 14:23
8월 1일 ~ 9일(8박 9일)간의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애초에 가족들끼리 강원도에서 2박 3일정도 여행을 하려고 계획했습니다.
숙박을 휴양림에서 해결하려고 했으나 인기가 높은 관계로 진작에 접수가 마감되었고 실제 이용가능자도 추첨에 의해 결정한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이리 저리 알아보다 알카지노 호텔을 숙박지로 하고 주변을 관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집사람이 둘째 처형에게 자랑을 하고, 처형께서 휴가 일정이 같으니 같이 가자고 합니다. 이제 식구가 늘어 레프팅 + 펜션을 집사람이 제안하지만 사실 애들이 아직 어린 관계로 나는 별로 내키지 않지만 그냥 참습니다. 눈치가 둘째처형네에서도 레프팅은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_*)

이제 셋째처형에게 자랑을 합니다. 셋째처형께서 같이 가자고 하시는 군요. 그런데 강원도 여행해봤지만 별거 없다고 다른 곳에 가자고 합니다. 흠 뭔가 일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셋째 동서의 의견으로 울릉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어찌해서 큰처형네에서도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처가 네 자매의 합동 울릉도 여행으로 발전하고 말았습니다. 당근 장모님도 함께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울릉도 이전에 두번다녀왔습니다.
처음은 고등학교 동기인 희동이와 현진이랑 같이 다녀왔는데, 여행기간동안 태풍이 와서 비 많이 맞고 배 못탈까봐 걱정했던 기억과 걸어서 섬을 일주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집사람과 같었습니다. 성인봉에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집 거실에 그때 찍었던 사진이 놓여있습니다. 따지고 보니 그 것도 10년도 더된 기억입니다.

8월 1일(토)
오전에 광명역으로 향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기차 시각이 10:10분인데 집에서 9시쯤 나와서 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정도밖에 안되어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출출하기도(벌써?)해서 베스킨 라빈스에서 도너츠 몇개 먹고 비치타올도 구입했습니다. 도너츠 8000원이상 먹으면 2000원에 판다고해서..

KTX를 탔지만 굉장히 무료합니다. '체 게바라 평전'을 빌려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실은 금요일이 휴관인 사실을 깜빡잊은 득분에 빌리지 못했습니다. 어쨌던 1시간 좀 넘게 걸려 동대구에 도착했습니다.
동대구에서 포항까지 운행하는 셔틀이 있어 바로 탔습니다. 그러나 차가 1시간에 한대씩 있는 관계로 탑승후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군요. 포항까지 고속도로로 가면 40분 좀 더 걸리는데 통행비를 아낄려고 그러는지 국도를 달려 1시간 10분이나 걸리는 군요. 통행비가 더 드는 대신 기름값을 아낄 수 있을 텐데 아마도 고속도로로 가지 못하는 사정이 있나 봅니다.

집사람이 큰 처형과 함께 울릉도에 가져갈 장을 봤습니다.

8월 2일(일)
큰 동서와 같이 여객선 터미널에 갔습니다.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곳은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대학원 졸업하기 전까지 살던 지역이라 빤한데 너무 많이 변했더군요. 고향떠난지 아제 13년째인데 차 몰고 간다면 어리버리 헤메게 생겼습니다. 역시 휴가 철이라 그런지 많이 붐빕니다. 그래봤자 서울보다는 덜합니다. 차량을 여객선 터미널에 주차가 가능한데 하루 5000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렴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들어가는 배에서는 셋째동서가 방을 빌려놨더군요. VIP룸이라고 되어 있던데 별도로 돈을 지불한 것이 아니라 인맥을 동원해서 구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좀 좁기는 했지만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TV 보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바다는 아주 잔잔해서 멀미가 심한 사람도 느끼지 못할 정도 였습니다. 처음 친구들과 울릉도에 갈때는 너울이 심해서 배가 아주 요동을 쳤습니다. 도저히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여서 배 바닦에 온통 널부러진 사람들 이었는데 이번은 정말 편했습니다. 한편으로 파도가 조금 쳐야 애들한테 기억이 남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도착하니 콘도에서 승합차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에 대식구(15명)라 일부는 택시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울릉도는 모든 택시가 SUV이고 다른 물가와 마찮가지로 요금도 비쌉니다.

8월 3일(월)
울릉콘도 주인장께서 저동으로 태워줬습니다. 저동에서 도동으로 해안선을 따라 넘어가는 산책로가 생겼더군요. 이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길이었는데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특히 에메랄드빛의 바다색은 멋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바다색은 좀 짙푸러서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확 바뀌었습니다.

산책로 중간에 등대가 있고 절벽끝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또한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리꽃이 지천에 널려있었습니다. 어릴때 경주에서 우물가에 피어 있는 나리꽃을 보고 야생에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무척 반갑더군요.

점심은 간단하게 단체 식사(?)로 오징어 국으로 해결했습니다. 도시에 비하면 무척 소박한 점심이었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엔 내일 나가야 하는 큰 동서와 처형께서는 독도 여행을 다녀오시기로 하고 남은 사람들은 승합차를 렌트(6시간 12만원)해서 섬 일주를 하기로 했습니다. 섬의 남쪽과 서쪽을 돌아 나리분지까지 갔습니다. 길이 얼마나 험한지 운전하는 사람도 차가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나리분지는 상상보다 훨씬 넓고 깊은 분지 지역이었습니다. 주로 더덕 재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해변에서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어른 들은 낚시를 하였습니다. 오랫만에 해보는 낚시였는데 몇 마리 잡을 수 있어 기분은 좋았습니다.

8월 4일(화)
새벽일찍 맏동서께서 일때문에 포항으로 나갔셨습니다.
오후에 독도 여행을 하기로 했으나 오전에 특별한 일정이 없었습니다. 다들 걸어서 도동까지 내려갔습니다. 진현이와 저 그리고 큰 처형은 약수터에 다녀오고 다른 사람들은 도동항에서 낚시를 하였습니다. 낚싯대를 4대나 빌렸으나 한마리도 잡지못하였습니다.

점심을 울릉도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홍합밥으로 먹었습니다. 홍합을 넣고 지은 밥을 간장을 넣고 비벼먹는 단촐한 음식인데 비싸더군요(1인분 12000원). 그러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겨레호를 타고 독도로 갔습니다. 자매들 중 어제 다녀온 큰 처형과 셋째, 넷째는 남아서 낚시를 하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만 욺직였습니다.

독도는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크고 아릅답더군요. 크게 갈 마음은 없었느데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념 촬영을 하는데 큰 놈은 영 포즈가 이상하군요. 나중에 확인하니 둘째는 거의 눈을 감고 찍었군요. 헐~

독도에서 돌아가는데 도동항 가까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낚시를 하는 팀인데 고기가 너무 잘 낚인다고.. 미끼가 다 됬으니 더 사오라고... 세우 미끼를 사서 낚시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정말 잘 잡히더군요. 물도 맑아서 고기떼가 다 보입니다. 그 사이로 낚시를 드리우니 고기들이 몰려드는 것이 훤히 보입니다. 제법 많이 잡아 회도 쳐먹고 찌게도 끓여 먹었습니다.

8월 5일(수)
아침에 일어나서 콘도 뒤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산책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둘째 동서는 성인봉까지 갔다가 오셨더군요. 라면 끓여 점심을 먹고 대충 짐을 꾸리고 콘도 주인의 트럭에 실어서 항구까지 옮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택시를 이용해서 먼저 내려가 쇼핑을 했습니다. 시간이 되어 배를 타고 포항으로 나왔습니다. 나오는 동안도 갈때와 마찮가지로 항로가 고요하여 고생하지 않는 뱃길이 되었습니다.

포항에서 헤어지기 아쉬어 같이 저녁을 먹고 셋째동서네에서 맥주한잔 더 하고 헤어졌습니다. 셋째처형이 타시던 차를 빌려주셨습니다.

8월 6일(목)
아이들을 놔두고 김현수 약국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허리가 좋지 않아서, 집사람은 무릎이 시려서 약을 지었고 어머니께서는 속이 답답할 때 먹을 수 있는 약을 조재해 왔습니다.

8월 7일(금)
차를 가져다 주러 갔다가 나만 집으로 오고 아이들고 집사람은 처형네 식구들과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집사람은 가족끼리 가는데 저만 빠졌다고 심술이 난 모양이었지만 사실 혼자 계시는 어머니를 두고 가기가 내키지 않았습니다. 울릉도 여행도 많이 기대하셨는데 처가 식구들끼리 가서 끼지 못하셨고 휴가 기간 내내 울릉도에서 지내는 바람에 어머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되지 않아 저녁을 혼자 드시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8월 8일(토)
서둘러 아침을 먹고 대구로 향했습니다. 동대구 역에서 KTX를 타기전 햄버거, 김밥과 같은 간식꺼리를 마련했습니다. 막상 차를 타고 햄버거를 먹는데 냄새가 퍼져서 상당히 민망했습니다. 깁밥은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먹으면서 오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서 지루한지 모르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짐풀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비렸습니다.

8월 9일(일)
하루 종일 집에서 보냈습니다. 날씨가 그렇게 화창할 수가 없군요. 그러나 별로 나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낮에는 빵을 구웠습니다. 반죽을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그런지 조금 식감이 떨어졌습니다.

휴가 총평
★ 울릉도는 정말 훌륭한 관광지입니다. 경치도 뛰어나지만 기후가 정말 좋습니다. 화창하지만 덥지않고 무엇보다 습하지 않아 무척 쾌적하였습니다. 물과 공기또한 좋습니다.

★ 카메라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되서인지 접촉불량이 생겨서 두들겨 가면서 찍어야 하고 포커스도 잘 안 맞아 흐릿한 사진이 많네요.

★ 장모님께서는 허리가 아프셔서 인지, 아니면 아들들이 같이 가지 않아서 그런지 그렇게 즐거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해 한해 갈 수록 기가 떨어지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가들 무렵에만 하더라도 그렇게 활기차시던 분이셨는데 안타까웠습니다.

★ 어머니께 무척 미안했습니다. 다음에 꼭 모시고 울릉도에 한번 더 다녀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