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가족여행] 이천, 단양, 정선, 대관령

독립운동 2009. 11. 14. 14:02

11월 1일 일요일, 2일 월요일 휴무-체육대회인데 신종플루때문에 쉬기로, 3일 창립기념일 휴무
이렇게 4일 연휴라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편의를 위해 네비게이션의 맵도 1G에서 4G짜리로 바꾸고 남는 메모리에 음악도 채워 넣었다.
하이패스도 준비완료...

11월 1일(일) 여주

-명성황후 생가
 여주IC에서 가까운 거리에 생가가 있다. 박물관도 함께있어서 가볼만 한 곳이다.
 비교적 근대의 역사라 그런지 자료들의 상태도 훌륭해서 만족스러웠다.

잘 보존된 한옥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기품느껴 졌다. 귀퉁이 살짝 보이는 사람은 아들인데 이번 여행에서 비디오 기사역을 했지만 처음인지라 카메라를 너무 흔들어대서 멀미가 났다. 다음에는 잘 하겠지. ^__^

- 세종대왕릉
  재위 시기에 개발된 많은 과학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생각보다 정교하고 규모가 컸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고 조그만 호수에 물고기를 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방문객이 생각외로 많았다. 능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단정하고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가까이 있는 효종대왕릉에는 다녀오지 못했다.  다음기회에......

- 한얼테마박물관
  정식으로 문을 연 박물관은 아니다.
인터넷에도 큰 정보가 없었고 방문전 예약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규모가 있을 법하고 휴일이라 예약없이 방문했다. 초라한 입구에 들어서자 많은 폐 열차차량들이 있고 몇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보였다. 정리되지 않아 흡사 고물상같은 느낌이없다. 마당에 승용차한대가 서 있었다. 인적이 느껴지지 않아 여기 저기 기웃거리던 중 몇몇이 지하철 차량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나서 찾아가 보았다. 마침 방문한 한 가족을 관장이 설명하며 관람중이라 함께 참여했다.
  전시품은 주로 오래된 전자기기, 광학기기, 의료기기등으로 정리되지 않고 대충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오래전에 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나라에 기증을 했고 정부(지자체)에서 박물관을 지어주기로 했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아직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많으신 분 같았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장황한 의견과 견해가 거북해서 싫었다. 반면에 딸아이는 아주 만족한 관람이었다고 했다.

- 보배네 식당
  직장 동료가 추천한 식당으로 찾아갔다. 평일이었고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무렵임에도 사람이 많아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만두, 두부, 만두국, 떡만두국을 시켰다. 처음에 두부가 나왔는데 시장에서 파는 작은 두부 한모 정도의 양이었다. 음식을 더 시켜야 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을 했었다. 두부는 말할 수 없이 고소하고 그 국물은 정말 일품이었다. 딸아이는 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까지 알뜰하게 먹었다. 이어 만두가 나왔는데 한 접시가득이었다. 종업원이 주문을 잘못 받아서 2인분을 가져다 준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12개의 만두를 네명이서 나눠먹었는데, 배부를 정도였다. 고기 없이 두부와 김치만으로 속을 했는데 조금 매콤하면서 맛있고 크기도 큼직했다. 나중에 나온 만두국에도 많은 만두가 들어있어서 다 먹기가 어려웠다.

배도 채우고 나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단양으로 이동했다.
원래의 계획은 단양의 도담삼봉과 석문을 제외한 8경을 보고 콘도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나 애들이 곤히 자고 시간도 넉넉치 않아서 바로 대명리조트로 직행했다.

마침 아내생일이라 딸과 시내에 나가서 케잌을 사와서 같이 나눠 먹었다.

11월 2일(월) 단양,정선

- 단양 8경
  사문암을 시작으로 단양 8경을 돌아보기로 했다. 사문암은 깍아자른 듯한 절벽으로 주변의 단풍과 어울려 절경이라 8경중 하나로 손색이 없었다. 하선암으로 가는 길은 작은 고개를 넘는 듯 가파른 오르박을 오래동안 올랐다 다시 내려오는 코스였다.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편도 1차선의 국도를 느긋하게 가는 길의 경치는 너무 좋았다. 차가 달릴때 마다 눈이 날리듯이 은행잎이 흩날렸다. 봄에 벚꽃잎이 날리는 길을 달리는 기분과는 또다른 감흥이었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은 계곡을 따라 연이어 있는 특이한 모양의 바위로 조금 특이하긴 하였으나 장관이라 하기엔 거리가 좀 있었다. 대충 몇장의 사진을 찍고 충주호변에 있는 팔경의 나머지 2곳은 포기하고 그냥 도담 3봉쪽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단양 시내에서 고기와 숯을 구입하고 도담 3봉으로 갔다. 수위가 높지 않은 듯 했으나 도담 삼봉의 풍경은 장관이었으며 멀지 않은 낮은 산에 있던 석문은 참 경이롭기까지 했다. 석문에서 내려오는 산등성이에서 내려다 보는 강의 풍경과 주변의 마을은 평화로운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유원지처럼 꾸며진 그곳에서 야외 노래방설비는 좀 어울리지 않았다.

사문암에서


-동강
정선에서 레일바이크 탑승 시간이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온달 유원지는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도담삼봉에서 출발하여 고씨동굴을 거쳐 예미초교까지 가는 강을 끼고 가는 도로주변의 단풍과 풍부한 수량을 가진 강이 어우러져 좋은 풍광을 제공했다. 그러나 예미초교에서 시작해서 가수리, 정선으로 이어지는 동강을 따라가는 경치는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쉴세없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12폭의 동양화를 펼쳐놓은 듯 우리나라에도 이런 장관이 있을까 싶었다.
특히 단풍위에 내려앉은 눈때문에 선명하던 단풍색이 살짝 흰색에 덮여 산전체가 파스텔톤으로 채색된 듯했다.

한편의 산수화(카메라의 화각이 작아서 아쉬웠음)

큰 나무가 길 한가운데 있어 차선을 양편으로 나누웠다. 이런건 아웃포커싱을 해줘야 하는데..

동강을 따라 가면서 볼수 있었던 비경들..

가족끼리 야외로 여행을 가면 반드시 바베큐를 먹어야 한다는 집사람의 지론에 따라 도로옆 너른 공터에서 단양에서 사간 라면을 끓이고 숯불에 고기를 구워 점심을 먹었다. 간간히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라 좀 고생스러웠지만 애들은 맛있게 먹었다.

-레일바이크
   정선에 도착했을때는 레일 바이크 출발 40분전이었는데 날씨가 좀 스산하고 사람들이 보이질 않았다. 다들 추워서 건물과 차안에서 기다리는 것 같았다. 출발시간에 맞춰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줄을 지어 출발했다. 하절기에는 오후 5시에 마지막 탑승인데 이날이 하절기의 마지막이었다. 30분에서 40분이 소요되었는데 출발할때는 밝았지만 아우라지역에 도착했을때는 어둑어둑했었다.
   앞자리에 집사람과 딸아이가 앉고 뒷자리에 나와 아들이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전반적으로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힘들지는 않았다. 경로 중에 3곳의 굴을 지나는데 나름대로 각각 특색이 있었다. 건널목을 지날때는 차단기가 내려와 차량의 통행을 막는데 열차가 지나도록 기다리는 경험만 있었는데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느낌이 색달랐다. 우리바로 앞에 탑승했던 가족은 어린 아들이 둘이었는데 중간 중간 세우고 위치를 바꾸었다. 첨에 아버지아 큰 아들이 페달을 밟았는데 중간에 아버지 + 작은 아들 그리고 또 가다가 아들 둘이서 페달을 밟았다. 그때마다 바이크를 세우고 자리를 바꾸는데 급기야 한번은 아이가 넘어져 바퀴에 다리가 끼일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유별나고 민폐인 가족이었다. 도착지 식당에서도 아이들이 극성이어서 그 엄마는 연신짜증을 내는데 오죽하면 여행와서도 그럴까 싶었다. 아주 개구져 보이는 넘들이었다.


둘쨋날의 숙소는 별도로 정하지 않고 출발했었다. 성수기도 지나고 평일이라 예상대로 숙소는 여유가 있었지만 래일바이크를 타는 동안 많이 떨었기때문에 집사람이 뜨끈한 황토집에서 자자고 해서 아래의 펜션에 묵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밑반찬들을 챙겨주셔서 저녁을 해결하고 푹 쉬었다. 아침에 눈이 내린 주변 풍경이 참 좋았다.
11월 3일(화) 대관령

펜션에서 나와 대관령 옛길을 따라 대관령을 넘었다. 중간에 관람대 같은 곳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강릉시가지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예전 프린스 CF에 대관령 중간쯤으로 보이는 길에 자동차를 세워둔 중년 남자의 사진이 있었는데 아마 그 곳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새로운 길이 나서 그런지 옛길에는 차들의 통행이 거의 없었다.
   계획대로 대관령 삼양 목장으로 향했다. 길이 비포장이고 눈이 쌓여 있어서 운전하기가 좀 힘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린 눈으로 방목장에 동물들이 없고 셔틀버스도 중간까지만 운행된다고 해서 관람을 포기하고 양떼목장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목장이었으나 눈이 쌓여 있어서 풍경이 좋았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꼭대기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갔다가 바람이 얼마나 쎄게 부는지 날려가는 줄 알았다.


목장에서 나와 횡계에 있는 납작식당에서 오삼불고기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광명에 도착해서는 좀 이른 감은 있었지만 간판없는 중국집에서 자장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좀 준비를 하고 떠난 여행이라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