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출퇴근을 직원과 함께 카풀을 하는 관계로 하루 두번은 꼭 하안사거리를 지나게 된다.
몇일전 퇴근길에 하안 사거리를 지나다 도로변에 붙어 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 왔다.
18일 구름산 등반대회를 하는데 참석기념품과 추첨을 통해 경품도 나눠주고 무엇보다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제공한다고 한다. 딸아이와 산에 가기로 계획했던터라 겸사겸사 참석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막상 당일 아침이 되자 딸 아이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기 싫다고 해서 혼자 집을 나섰다. 9시에 행사가 시작인데 9시 10분경에 행사장인 가림중학교에 들어섰다. 예상보다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사람들도 보였다.
연단에서는 시상식이 한창이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은 곳으로 부터 상을 받고 있었다. 대부분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으로 수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 의회의장등 몇몇 귀빈의 축사가 이어지고 9시 30분경 등반대회를 시작했다. 코스는 보건소옆으로 올라 가리대 광장에서 참가 확인 스티커를 받고 정상까지 갔다가 약수터쪽으로 내려와 금당 배드민턴장으로 돌아 다시 가림 중학교까지 가는 것이 었다. 그런데 스티커를 받으러 가는 곳까지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했다. 정상에서 숨돌리고 있는 동안 도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약수터로 내려와 커피한잔 마시고 있는데 내려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정상에 오르는 사람도 별로 없었을 뿐 더러 올라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간 듯 보였다. 아쉬운 것은 정상 부근에서 코스를 안내해주는 진행요원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광장에서 스티커를 나눠준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진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시 가리대 광장으로 해서 내려가고 있는데 출발지에서 확성기로 벌써 마무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서둘러서 도착하니 이미 운동장에 많은 사람들이 술판을 벌리고 있다. 신발바닥에 붙은 흙을 털어내고 기념품을 주는 긴 줄에 섰다. 제법 오래 기다려 기념품을 받았는데 솔직히 너무 허접하여 쓰레기를 주는 듯한 기분이었다. 기념품을 찬조 받았는지 아니면 예산으로 구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누군가의 돈이 들어갔을 텐데 허망하게 날려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줄도 서지 않고 기념품을 낚아체 가는 아줌마들 때문에 눈꼴이 시렸다.
기념품뒤에 다시 먹거리 줄에 섰는데 줄을 서있는 첨에는 많은 양을 준비해서 남았다고 일행을 감안해서 넉넉히 받아 가라고 안내를 했었는데 정작 내가 받을 즈음에는 양이 모자란다고 한사람에 막걸리 한병씩만 주고 있었다.
내가 받을 때 어떤 아주머니가 먹다가 모자란다고 김치를 더 달라고 왔다. 나눠주는 사람들이 줄은 길게 서 있는데 음식이 모자란다고 양해를 구하는 데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막고 서서는 계속 고집을 피웠다. 결국 김치 몇점을 엊어주자 이번에 김치만 어떻게 먹느냐고 두부도 달란다. 시쳇말로 헐~ 소리가 나왔다.
아주머니가 기어이 두부을 받아 돌아서자마자 이번엔 아저씨 한분이 어디 단체의 소속된 사람인데 막걸리를 달라고 한다. 양이 부족하다고 아까 충분히 받아가지 않았냐고 해도 계속 떼를 써서 결국 두어병을 챙겨 갔다.
두 진상을 눈 앞에서 보내고 막걸리 한병과 두부 반에 반모 정도 얻어 스텐드로 갔다. 두부김치만 먹고는 막걸리는 배낭에 넣었다.
언제부터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앞의 의자에 앉은 늙수구레한 아저씨는 눈이 풀리고 의자에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한다. 스티커를 받아간 사람이 1800명 가량이었다고 소개했는데 아침에 운동장에 모인 사람이 500여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아 선물이나 경품이 욕심이 나서 중복으로 받아 간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진행도 서툴고 등반대회에 등반은 실종되고 술판만 남아 예산이 참 값어치 없게 쓰여진 행사로 기억된다.
그래도 사진 찍고 인사하러 나온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을까..
덕분에 시장님과 악수하는 영광도 누리고 도의원의 인사를 받는 귀한 기회도 되었으니까..
아래 링크는 이번 대회에 대한 기사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http://news.gm.g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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